2025-06-19 HaiPress
업계 "건설경기 침체 넘자"
방산·배터리 등 신사업 도전
KCC,전투기·군함 위장도료
노루,전파 90% 흡수 페인트
'극한환경' 美국방부 기준 충족
삼화는 지폐용 보안잉크 개발
건설경기 침체 여파로 새 먹거리가 시급한 페인트 업계가 고부가가치 도료와 기능성 제품 같은 신사업에 앞다퉈 뛰어들고 있다. 페인트의 주 사용처인 건설,조선,자동차 같은 기존 사업의 성장세가 한풀 꺾이면서 방위산업과 2차전지를 비롯한 신사업에서 성장동력을 찾기 위해서다.
19일 페인트 업계에 따르면 KCC는 방산도료 사업 확대에 나서고 있다. LIG넥스원,한화에어로스페이스 등 국내 방산업체에 도료를 공급하면서 관련 매출이 연평균 10%씩 증가하는 추세다. KCC 관계자는 "전투차량이 눈에 띄지 않게 하는 위장도료,항공기 연료탱크 내부 코팅 등 무기체계 전반에 적용되는 도료를 생산하고 있다"고 했다. 특히 방산도료는 미국 국방부가 만든 군용제품 성능·품질·안전기준(MIL-SPEC)을 충족해야 하기 때문에 요구되는 기술 수준이 높다. 초고속 주행 시 발생하는 마찰열이나 고온 가스를 견디는 내열성,습기나 염분에도 내부 금속을 보호하는 내식성·내염성 등이 필수 요소다.
KCC는 KAI와 협업해 항공우주 특화 도료 개발에도 참여하고 있다. 저궤도 위성,무인전투 시스템,우주 기반 플랫폼 등 미래형 국방기술에 필요한 도료와 필수 소재 개발에 나선 것이다. KCC는 최근 3년간 특허 출원한 50여 건 중 21건이 방산 관련 기능성 도료일 정도로 방산에 진심이다.
노루페인트는 지난 4월 '스텔스 도료(RAM-1500)'를 선보여 주목받고 있다. 스텔스 도료는 고분자 미세 구조와 입자 조성을 정밀하게 설계해 전파를 최대 90% 흡수한다. 기존에는 전량 수입에 의존하던 스텔스 도료를 경량화해 국내에서 만들게 된 것이다. 노루페인트는 전파를 흡수하는 물질 무게도 기존보다 20% 줄여 제품을 경량화했다. 지난해부터는 KAI와 항공기 유지·보수·정비(MRO)에 쓰이는 실란트도 개발하고 있다. 실란트는 항공기 연료탱크가 새지 않도록 하고 조종실 압력을 유지해주는 핵심 소재다.
도료 기술을 확대 적용한 신소재 개발도 활발하다. 노루페인트는 배터리용 난연 몰딩제를 비롯한 신소재 6종을 선보이며 페인트 회사에서 소재 회사로 변신을 꾀하고 있다.
노루페인트 관계자는 "페인트의 난연·불연 기술을 소재에 적용해 배터리 화재 위험을 줄였다"면서 "지난해 배터리 박람회인 '인터배터리 2024'에서 처음 선보인 이후 신소재 매출이 전년 대비 78% 증가했다"고 했다.
삼화페인트는 2차전지에 들어가는 고순도 점해액 첨가제 제품을 만들어 지난 3월 열린 인터배터리 2025에서 선보였다. 전지전극 표면에 피막을 형성해 배터리 안정성을 높이고 수명을 연장하는 제품이다.
삼화페인트는 스위스 업체가 사실상 독점하고 있는 보안잉크 시장에 뛰어들었다. 한국조폐공사와 함께 지폐와 상품권에 쓰이는 보안잉크 제품을 개발했다. 2차 공동 연구개발(R&D)이 마무리되면 내년부터 양산에 들어갈 계획이다.
[이유진 기자]
건설경기 침체가 페인트 업계 신사업 진출에 미친 영향은?
방위산업·2차전지 진출이 페인트 업계 성장동력 확보에 가져올 파급 효과는?
검색
06-20
06-20
06-20
06-20
06-20
06-19
06-19
06-19
06-19
06-1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