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전,연료비단가 현행 유지

"전기 얼마나 썼지" 23일 서울 한 다세대주택에서 관리인이 전기 계량기를 살펴보고 있다. 이날 한국전력이 내년 1분기 전기요금 중 연료비조정단가를 동결하기로 한 가운데 물가 불안과 정국 혼란을 감안하면 내년에도 주택용 전기요금이 동결될 것으로 전망된다. 이충우 기자

한국전력공사(한전)가 내년 1분기 연료비조정단가를 최대치인 현행 수준으로 유지하기로 했다. 탄핵 정국과 물가 불안이 맞물리면서 내년 1분기 전기료는 동결될 것으로 전망된다.

23일 한전은 내년 1분기에 적용할 연료비조정단가를 최대치 수준인 킬로와트시(kwh)당 5원으로 유지한다고 발표했다. 전기료는 기본요금,전력량요금,기후환경요금,연료비조정요금으로 구성된다. 연료비조정요금의 계산 기준이 되는 연료비조정단가는 해당 분기 직전 3개월간 유연탄 등 연료비 변동 상황을 반영해 결정된다. kwh당 최소 -5원,최대 5원까지 범위 내에서 정해진다.

액화천연가스(LNG) 가격 변동 등을 감안하면 한전은 이번에 연료비조정단가를 kwh당 -5원으로 내렸어야 했다. 하지만 전력 당국은 지난 4분기에 이어 최대치인 kwh당 5원을 유지하기로 했다.

산업통상자원부는 한전의 재무 상황을 고려해 이 같은 결정을 내렸다고 통보했다. 지난 9월 말 한전의 연결 기준 총부채는 203조원에 달했다.

연료비조정단가 유지만으로는 한전의 근본적인 재무 구조 개선이 불가능하다는 평가가 나온다. 하지만 내년 1분기 추가적인 전기료 인상은 사실상 어려울 것으로 관측된다. 가정용·산업용 전기료 산정 기준인 전력량요금은 연료비조정단가와 달리 수시로 인상 여부를 논의할 수 있다. 탄핵 정국 여파로 인해 불확실성이 커지며 실질적인 논의가 이뤄지기 어렵게 됐다.

손양훈 인천대 경제학과 교수는 "최근 10년간 많이 올린 산업용보다는 가정용,농업용 전기료를 인상해야 하는데 지금과 같은 정국에서 전기료를 구조조정하기는 어려울 듯하다"며 "전기료 인상은 각 정부 부처별로 협력하고 정치권과도 논의해야 조정이 가능한 부분"이라고 말했다.

[신유경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