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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자로 '초미세 암' 발견 … 반도체 공정·배터리 설계도 혁신

2024-11-18 HaiPress

무궁무진한 양자 활용도


원자 지름 10분의 1까지 측정


잠수함·우주항법에도 응용


지하 마그마 밀도 변화 측정해


화산 분화·지진 위험 모니터링

새로운 것을 측정할 수 있다는 것은 '새로운 것을 발견할 수 있게 됐다'는 의미이기도 하다. 양자 계측학을 기반으로 '양자 센서'가 레이더,반도체,배터리,의료기기로 개발되고 있는 이유다. 예를 들어 현재 자기공명영상(MRI)으로는 포착할 수 없는 '마이크로미터(㎛) 수준'의 초미세 암을 발견할 수 있어 진단과 제약의 혁신을 가져올 수 있다.


14일 과학기술계에 따르면 안드레아스 하인리히 기초과학연구원(IBS) 양자나노과학연구단 단장 연구팀은 원자 수준에서 물질을 탐구하는 양자 MRI를 개발했다는 연구 결과를 국제 학술지 '네이처 나노테크놀로지'에 지난 7월 공개했다.


양자 MRI는 양자 센서를 기반으로 한다. 양자 센서는 센서와 탐지 대상 물체 사이의 상호 작용을 통해 발생하는 미세한 양자 위상 변화를 측정한다. 전자와 광자는 '양자 스핀'으로 불리는 고유의 운동량을 갖는다. 양자 스핀의 위상은 미세한 힘,자기장,속도 등에 민감하게 변한다. 이 변화량을 측정하는 것이 양자 센서의 원리다.


연구팀은 양자 센서에 작은 탐침을 달아 원자 수준에서의 물질 탐구 길을 열었다. 원자는 지름이 1~2옹스트롬(Å·1Å은 10분의 1㎚)에 불과하다. 원자의 전기장과 자기장을 측정하면 물질의 특성을 이해하는 데 큰 도움이 되지만 그동안은 측정이 불가능했다.


연구팀의 양자 MRI는 0.1Å까지 측정할 수 있다. 원자 지름의 10분의 1에 불과한 공간에서 나타나는 변화까지 감지할 수 있다는 의미다. 연구팀은 실제 은과 철이 섞인 물질에서 각 원자의 전기장과 자기장을 측정하는 데 성공했다. 양자 MRI는 양자 물질과 소자 설계,새로운 촉매 개발,생화학 분자의 양자 특성 탐구 등에 활용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양자 센서는 초미세 반도체 공정과 배터리 설계 혁신에도 유용하다. 국가전략적으로 잠수함이나 우주항법에 사용되는 양자 관성 센서에도 활용되고 있다. 스텔스기를 탐지하는 양자 레이더 등 활용처가 매우 무궁무진하다. 한국표준과학연구원은 뇌신경 회로의 미세한 전류에 의해 발생하는 자기장 신호를 측정하는 장비 등을 양자를 활용해 개발한 바 있다.


영국에서는 지하의 마그마 밀도 변화를 측정해 화산 분화나 지진 위험을 모니터링하는 스타트업이 등장했다. 천연가스 탐사나 싱크홀과 관련해 양자 센서를 사업화하려는 시도도 있다.


한상욱 한국과학기술연구원(KIST) 양자정보연구단 단장은 "양자 센서는 지금까지 고전 센서가 감지하지 못한 아주 미약한 자연계의 신호를 감지할 수 있다"며 "지금 상상하지 못하는 새로운 응용 사례들을 만들어 낼 것"이라고 말했다.


[고재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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