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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감 주고받았다 … 미술작품도 '한강 신드롬'

2024-10-15 HaiPress

한폭의 그림 같은 문장들


日 시오타 지하루 등에 영향


한,곽인식 회화에 감동해


소설 '노랑무늬영원' 쓰기도

한강 소설 '흰'에서 영감을 받은 시오타 지하루의 '인 메모리'(2022). 가나아트센터

지난 10일 소설가 한강이 한국 작가로서는 처음 노벨문학상 수상자로 지목된 가운데,그의 소설에 영감을 받은 미술 작품들도 새롭게 주목받고 있다. 한 폭의 그림 같은 문장들로 인간 내면의 아픔을 서정적으로 풀어낸 한강의 소설을 그림,조각,설치,퍼포먼스,영상 등 다른 장르로 재해석한 이들 작품은 소설이 만든 공감과 연대의 물결을 한층 더 증폭시키고 있다.


일본 출신 설치미술가 시오타 지하루는 2022년 서울 가나아트센터에서 열린 개인전 당시 대표작 'In Memory(기억 속에)'(2022)를 소개하면서 한강의 소설 '흰'을 언급했다. 그는 "'흰'을 읽고 깊은 감명을 받았다"며 "등장인물과 내 처지가 비슷해 크게 공감했다. 흰색은 삶을 의미하기도,죽음을 의미하기도 한다"고 밝혔다.


'흰'은 강보,배내옷,입김,백지,백발,수의 등 65가지 흰 것에 관한 조각글을 엮은 소설로,태어난 지 두 시간 만에 죽은 한 작가의 칠삭둥이 언니를 중심으로 삶과 죽음에 대해 이야기한다. 시오타는 '흰'을 모티브 삼아 흰 실과 흰 배,흰 옷 등으로 기억의 바다에서 헤매는 인간을 상징적으로 표현했다. 또 다른 작품 '내 안의 집'(2019) 역시 5·18 민주화운동의 아픔을 다룬 한강의 소설 '소년이 온다'의 이야기를 시각적으로 재구성했다.


한강 소설 '노랑무늬영원'에 영감을 준 곽인식 회화 '작품 80-M'(1980). 대구시립미술관


2022년 이탈리아 베네치아에서 열린 5·18 민주화운동 특별전 '꽃 핀 쪽으로'는 참여 작가들에게 영감을 준 '소년이 온다'의 6장 제목을 그대로 따오기도 했다. 가구 디자이너이자 미술작가인 김현희도 지난해 'White Nostelgia,HAM'(2023)을 소개하면서 "'흰'을 읽고 떠올랐던,내가 아주 작은 존재였을 적의 크고 무거웠던 어느 겨울 밤을 담았다"고 밝혔다.


조각가 김은형은 '채식주의자'에서 주인공이 나무처럼 변해가는 장면에서 영감을 얻어 인간의 불안정성을 표현한 조각과 설치 작품을 선보였다. '채식주의자'는 인간의 폭력성 때문에 인간이길 원치 않는 주인공 '영혜'에 관한 이야기를 담은 소설이다.


역으로 한 작가에게 직접적인 영감을 준 미술 작품도 있다. 2002년 미술관에서 마주한 곽인식 작가의 강렬한 색채 회화 '작품 80-M'(1980)은 한 작가가 그해 여름부터 7개월에 걸쳐 쓴 소설집 '노랑무늬영원'의 표제작 '노랑무늬영원'의 모티브가 됐다. 소설에서 교통사고로 그림을 그릴 수 없게 된 여자의 삶은 무너지기 시작한다. 그 늪에서 빠져나오게 된 계기는 빛처럼 찬란한 노란색,파란색 점으로 그려진 Q의 그림을 만나면서다. 곽 작가 그림을 오마주한 소설 속 Q의 그림은 이 소설집의 표지 이미지로도 사용됐다.


한 작가가 직접 미술 작업에 참여한 경우도 적지 않다. 2019년 미국 카네기미술관의 국제기획전 '카네기 인터내셔널'에 초대된 한 작가는 비디오 아트 '작별하지 않는다'를 선보였다. 눈 덮인 숲을 걷는 사람들 모습을 담은 이 작품은 제주 4·3 사건을 다룬 소설의 제목이 됐다. 2016년에는 차미혜 작가와 함께 '배내옷' '돌·소금·얼음' '밀봉' '걸음' 등 4개의 퍼포먼스 영상을 선보이기도 했다. 역시 소설 '흰'의 요소다. 한 작가는 "그림 보는 것을 워낙 좋아한다. 작품을 접할 때 떠오르는 것들이 스며들어오는 느낌으로 소설을 써왔다"고 밝힌 바 있다.


[송경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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