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08-12 HaiPress
최근 3년새 수요 급증하며
애물단지에서 캐시카우로
에스티팜,세계1위도 노려
유한화학,길리어드에 납품
대웅·종근당도 수천억 매출
국내 제약사들의 원료의약품 전문 계열사들이 전체 실적을 끌어올리는 ‘캐시카우’로 떠오르고 있다. 원료의약품이란 완제의약품에 주성분으로 들어가는 원료를 말한다. 가격 경쟁력을 앞세운 중국과 인도가 주도하는 시장이지만,한국산 품질이 좋다는 입소문이 나면서 글로벌 시장에서 각광받고 있다.
12일 업계에 따르면 동아쏘시오홀딩스의 원료의약품 제조 계열사 에스티팜은 최근 미국 바이오기업과 769만 달러(107억원) 규모의 올리고뉴클레오타이드 원료의약품(API) 공급계약을 맺었다.
이번 계약은 올해 3월 2750만달러,6월 1328만달러에 이어 혈액암 올리고 신약에 사용되는 올리고 원료의약품 3차 공급 건이다. 에스티팜의 올 상반기 누적 수주금액은 4000억원을 넘겼는데,이 중 올리고 원료의약품 수주잔고가 3300억원 수준으로 80%를 웃돈다.
2010년 동아제약에 인수합병된 이후 10년 가까이 애물단지 취급을 받았던 에스티팜은 최근 몇년 새 그룹의 핵심 성장동력으로 발돋움했다. 2020년 1200억원대였던 매출은 2023년 2850억원으로 수직상승했다.
사업구조를 올리고 중심으로 전환하는 과정에서 기존 제네릭 원료의약품 매출이 줄면서 지난해 매출은 소폭 감소했다. 다만 올 2분기 매출은 682억원으로 전년 대비 52.8% 뛰었다.
에스티팜의 주력 사업으로 떠오른 올리고는 20여 개의 핵산 단량체 조합으로 구성되는 물질로,주로 RNA 기반 약물에 사용된다. 타 의약품 대비 생산 난이도가 높아 만들 수 있는 회사는 세계적으로도 손에 꼽힌다. 2030년 글로벌 올리고 의약품 시장은 2030년 7조원 규모로 예상될 만큼 성장성도 높다.
에스티팜은 공격적인 증설로 수요에 선제 대응하고 있다. 2018년 반월캠퍼스에 올리고 핵산치료제 전용 신공장을 세웠고,연내 제2올리고동 증설까지 마무리해 올리고 생산규모를 세계 최대 수준으로 끌어올린다는 계획이다.
유한양행도 원료의약품 전문 자회사 유한화학의 덕을 톡톡히 보고 있다. 올 2분기 유한양행의 해외사업 부문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18.1% 증가한 1148억원을 기록했다. 유한양행 해외사업 부문은 유한화학에서 생산된 원료의약품을 글로벌 제약사에 공급한다. 2014년 1000억원을 겨우 넘겼던 유한화학 매출은 지난해 2123억원까지 높아졌다.
주요 고객은 길리어드다. 2003년 길리어드의 에이즈 치료제 ‘엠트리바’ 원료 공급을 시작으로,최근에는 인간면역결핍바이러스(HIV) 치료제 원료의약품 공급계약도 맺었다. 지난해 9월과 올해 5월 각각 1100억원,888억원 규모였다.
길리어드가 지난 6월 HIV 예방 주사제 ‘예즈투고’에 대해 미국 식품의약국(FDA) 승인을 받으면서 향후 관련 공급 물량도 더욱 확대될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핵심 포트폴리오인 예즈투고 관련 수요 확대 등에 대비해 유한화학도 증설로 대응하고 있다. 지난 4월 화성공장 HB동 증설 공사를 마치고 총 99만5000ℓ의 생산능력을 확보한 바 있다.
유한양행 관계자는 “해외사업은 최근 증설한 유한화학 HB동의 생산 설비가 풀가동되고 있으며 다른 글로벌 제약사들의 생산문의가 이어짐에 따라 2027년 하반기 생산개시를 목표로 29만2000ℓ 규모의 HC동도 증설할 계획”이라며 “해외사업부의 신약 API 사업은 수익성이 높고 진입장벽도 높은 만큼 지속적인 고성장을 기대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대웅그룹의 원료의약품 자회사 대웅바이오,종근당의 원료의약품 자회사 경보제약 등도 성장세를 이어가고 있다. 대웅바이오는 간기능개선제 원료인 ‘우루소데옥시콜(UDCA)’ 매출이 꾸준한 우상향 흐름을 보이면서 지난해 매출만 5000억원을 넘겼다. 중국,이탈리아 등에 원료의약품을 수출 중인 경보제약 역시 지난해 매출이 2386억원으로 1년 전보다 10% 넘게 증가했다.
다만 미국 트럼프 정부가 예고한 의약품 관세 부과 조치가 국내 원료의약품 산업 상승세에 찬물을 끼얹을 수 있다는 우려도 있다. 현재로서는 관세 부과 대상이 완제품을 넘어 원료의약품까지 확대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기 때문이다.
업계 관계자는 “원료의약품은 미국발 관세의 영향권에 들더라도 완제의약품보다 관세 부담이 덜하고,특히 국내 기업들이 미국으로 수출하는 물량은 10% 수준에 그쳐 직접 영향은 제한적일 것”이라면서도 “다만 현지 파트너사가 관세의 여파로 수익성에 타격을 입게 될 경우,국내 원료의약품 회사에도 영향을 미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08-12
08-12
08-12
08-12
08-12
08-12
08-12
08-12
08-12
08-1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