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07-14 IDOPRESS
13년만에 '위키드' 내한공연
10월 26일까지 블루스퀘어
뮤지컬 '위키드'의 한 장면. Jeff-Busby
"굿 뉴스. 초록 마녀가 죽었다. 그 사악하고 추악한 마녀가 죽었다."
블록버스터 뮤지컬 '위키드' 오리지널 공연이 13년 만에 한국 무대에 올랐다. 2003년 뉴욕 브로드웨이 초연 이후 22년째 사랑받는 명작이다.
공연 내내 관객들은 초록 마녀가 진짜 사악한지,그 마녀가 진짜 죽었는지 물으며 답을 찾는다. 고전 '오즈의 마법사'를 다른 시각으로 유쾌하게 뒤집은 그레고리 매과이어의 베스트셀러 소설을 뮤지컬로 옮긴 작품으로 그 비하인드 스토리가 무대 위에 펼쳐진다.
작품은 선악을 주요 축으로 삼는다. '선'은 아름다운 글린다로 대표되고,'악'은 초록 피부를 가진 엘파바를 중심으로 한다. 하지만 두 인물이 전형적인 선과 악으로 구분되고 그에 따른 권선징악의 서사라면 이렇게까지 사랑받지는 못했을 것이다. 두 인물 모두 전형성을 벗어난 점이 이 작품의 매력이다. 글린다는 아름답고 인기가 많지만 어딘가 허술한 야심가이고,엘파바는 비록 태어났을 때부터 초록 피부지만 영리하고 정의로운 마법사다.
다르게 멋진 둘이지만 세상의 소문이 그 둘을 선과 악으로 나눈다. 상극이었던 둘은 친구가 되지만 세상이 글린다를 선한 마녀로,엘파바를 사악한 마녀로 만든다. 한 사람에 의해 시작된 소문이 사람들의 입을 통해 옮겨지면서 기정사실로 받아들여지는 것이다. "사람들이 어떻게 나쁜 인물을 만들어 내는지 말하고 싶었다"는 원작자의 말처럼 이 작품은 사회적인 편견과 선입관을 꼬집는다. 무엇이 진짜 선과 악인지에 대해 다시 한번 생각하게 한다.
글린다 역을 맡은 배우 코트니 몬스마의 깜찍한 연기력,엘파바 역의 셰리든 애덤스·조이 코핀저의 가창력이 돋보인다. 글린다는 노래 '포퓰러(Popular·인기 있는)'를 엘파바에게 불러주며 인기 많은 비법을 알려준다. 글린다는 "나의 전공은 포퓰러. 칙칙하고 어둡던 너의 과거를 다 잊게 해줄게. 중요한 건 예쁜 척,잘나가는 척 겉모습이 중요해"라며 코믹 연기를 선보인다. 또 엘파바의 가창력이 폭발하는 노래 '중력을 벗어나'는 이 작품의 클라이맥스다.
차별 역시 이 작품의 주요 키워드다. 소설 '위키드'가 30년 전 출간됐음에도 오늘날 묵직하게 다가오는 이유다. 엘파바는 초록색 피부를 가졌다는 이유로 학창 시절에 따돌림을 당하는 등 온갖 차별대우와 오해를 받는다. 동물과 장애인에 대한 차별도 다룬다. 유일한 동물 교수이자 염소인 딜라몬드 교수는 차별과 배척을 받고 말하는 능력을 잃어버리게 된다. 그가 구속되자 엘파바가 본격적인 투쟁에 나선다. 또 엘파바는 자기 여동생이자 장애로 휠체어에 의지해 살아가는 네사로즈를 돕는다.
겹겹이 쌓인 인생 메시지는 아름다운 음악과 함께 잊지 못할 감동을 선사한다.
[박윤예 기자]
뮤지컬 위키드가 선과 악의 경계를 재해석하게 된 배경은?
엘파바의 차별 경험이 현대 사회에 주는 영향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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