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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 번째 IPO 무산, 오히려 잘됐다”…의외의 ‘계엄 효과’ 누리는 케이뱅크

2025-01-10 IDOPRESS

업비트 의존도,코인 활황세 속 미래성장요인 전환


“업비트 제휴 수익,고유동성자산에만 운용해 안정적”


역대급 실적 갱신…기업 가치 논란 극복 여건 마련

케이뱅크. [사진 출처 = 케이뱅크] 케이뱅크가 지난해 두 번째 기업공개(IPO) 시도를 연기하며 2025년 상반기 내 재도전을 공표했었지만 대내외 악재로 이마저도 무산됐다. ‘삼수 실패’ 꼬리표가 붙는 모양새지만 일각에선 전화위복의 계기가 됐단 평이 나온다.

10일 금융권에 따르면 케이뱅크는 2023년 2월과 지난해 10월 잇따라 상장추진을 연기했고 올해 1월 IPO 작업을 재개할 계획이었다. 하지만 케이뱅크는 지난 8일 기업가치를 제대로 평가받기 위해 현재 진행 중인 IPO를 연기하고 향후 재추진하겠다고 돌연 입장을 바꿨다. 최근 대내외 불확실성 확대에 따른 주식시장 부진으로 올바른 기업가치를 평가받기 어려워 적절한 시기를 재탐색하겠단 방침이다.

최근의 증시부진은 12.3계엄사태 여파와 트럼프 2기 행정부의 정책 불확실성 등에서 기인했다. 해당 요소들이 케이뱅크에게는 오히려 호재로 작용할 수 있단 견해가 제기된다.

케이뱅크 상장의 최대 걸림돌 중 하나로 꼽히던 ‘업비트 의존도’가 계엄사태에 따른 코인시장 활황세 속 오히려 미래성장요인으로 전환될 수 있기 때문이다.

김대종 세종대 경영학부 교수는 “트럼프가 4차산업 혁명에서 가상화폐를 중시하고 있는 만큼 트럼프 정식 취임 후 관련 시장은 더욱 성장할 것으로 보이며,이는 거래량 증가와 국내 1위 가상자산 거래소 업비트의 성장으로 연계돼 원화계좌 제휴를 맺고 있는 케이뱅크의 예치금 및 운용 수익 증가 등 호재로 이어질 것”이라고 말했다.

업비트는 국내 전체 가상자산 거래량의 70%가량을 차지하는 국내 1위 디지털 자산 거래소로,케이뱅크와 실명 계좌 서비스 제휴를 맺고 있다. 케이뱅크의 전체 예금 중 업비트 예치금 비중은 약 20%에 달한다.

‘친(親) 가상자산’ 전략을 내세우는 트럼프가 미 대선에 당선됨에 따라 최근 가상자산 불장이 열린 가운데,지난달 계엄 충격 여파로 가상자산 가격은 큰 폭의 등락을 거듭했다. 가상화폐 대장주 비트코인의 가격이 사상 최초로 10만 달러(약 1억4192만원)를 돌파하기도 했다.

증권가에선 최근 비트코인과 이더리움을 실물로 편입하는 상장지수펀드(ETF)가 미국 거래소에 상장되면서 기관 자금이 유입되고 제도권 자산으로 인정받은 만큼 가상자산이 이벤트성·투기성 인식에서 나아가 제도권의 지지를 받는 자산으로 올라섰다고 보는 분위기다.

신얼 상상인증권 연구원은 “암호화폐의 유래 없는 제도권 편입 호재와 아직까지 고점지표가 멀었다는 점을 감안할 때,조정이 오더라도 비트코인 생산단가 이상인 8만 달러 중반대에서 바닥구간이 형성될 것”이라고 평했다.

케이뱅크 관계자는 “변동성이 큰 가상화폐로 보게 된 수익을 운용자금으로 사용하면 위험하지 않냐는 우려가 있는데,업비트 예치금은 대출재원으로 쓰지 않고 고유동성자산으로만 운용되므로 업비트와의 제휴에 따른 수익 운용은 매우 안정적”이라고 설명했다.

최우형 케이뱅크 은행장이 지난해 10월 15일 오전 서울 여의도 콘래드호텔에서 열린 케이뱅크 IPO 기자간담회에서 사업 계획과 비전을 발표하고 있다. [사진 출처 = 연합뉴스] 상장 재추진 기간 동안 각종 논란을 잠재우고 획기적인 성장세를 입증할 전략적 준비 시간을 확보할 수 있을 것이란 기대도 나온다.

그간 케이뱅크는 피어(비교)기업이자 외형적으로 앞선 경쟁사 카카오뱅크에 비해 공모가 희망밴드를 산정할 때 PBR(주가순자산비율)을 과도하게 높게 잡았다는 지적을 받아왔다. 케이뱅크의 희망공모가 밴드는 주당 9500~1만2000원으로,총 공모액은 7790억~9840억원에 달한다. 희망공모가 상단 기준 예상 시총액은 3조9586억~5조원 수준이다. 이는 LG에너지솔루션 이후 최대 규모다.

지난해 케이뱅크가 두드러지는 실적 개선세를 보였던 점을 고려하면,기업 가치와 관련한 논란을 극복할 여력을 입증했단 평이 나온다.

케이뱅크는 지난해 외형 성장과 수익 개선에서 모두 선방했다. 지난해 12월 말 기준 케이뱅크 고객은 1274만명으로,지난 한 해만 320만여명이 늘었다. 재무 실적 역시 지난해 3분기까지 당기순이익 1224억원을 기록하며 연간 최대 실적을 거뒀던 2022년 한 해 실적(836억원)을 넘어섰다.

케이뱅크가 지난해 전년비 큰 폭의 이익 확대를 이룬 배경엔 대손비용 감소가 자리한다는 점에서 안정적인 성장이란 평이 나온다. 케이뱅크의 3분기 누적 대손비용률은 143bps로,전년동기(202bps)대비 59bps 개선됐다.

케이뱅크 관계자는 “외형 성장과 수익성 제고에 주력함으로써 지속적으로 기업가치를 높이고 주식시장 상황이 개선되면 조속히 IPO에 다시 나설 계획”이라며 “안전자산 비중 확대,당기순이익 성장으로 BIS총자본비율이 2023년 말 이후 세 분기 연속 상승하며 개선세를 보인 만큼 상장 연기에 따른 영업 차질은 없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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